100년 만에 이어폰을 질렀다.

홍콩에서 귀국 하면서 구입해 왔던 HD600을 정리하면서 그동안 모았던 중고가의 이, 헤드폰들 다 정리하고 ksc75, cca c16, mk5, 일본여행 갔다가 동키에서 질렀던 cks550x, 수월우 스페이스쉽, 마지막으로 이어팟, 이렇게 남겨두고 그동안 거의 ksc75와 이어팟만 사용해 왔다. (남긴 애들은 팔아도 돈도 안되고 팔기도 애매했기 때문에 처박아뒀다;)

거의 들을 시간도 없었고 현자타임? 등도 겹쳐서 오디오에서 손을 뗀 지 7년 만의 지름인가…

새벽에 웹서핑을 하면서 간만에 고음질 음원을 찾던 중 알고리즘에 뜬 요즘의 가성비 제품들 소식을 접하면서 뭔가 홀린 듯 정보를 뒤지다가 7hz timeless 등의 평판형 이어폰들이 20만원대에 여러 종류가 보였고 젠하이저 ie200도 관심을 끄는 모델이었지만, 중고를 찾아보던 중 이 녀석들은 엠프 등이 필요한 녀석들이라 결국 접고 가성비로 유명한 녀석들 중 ew200, ea500, 츄 등 몇 가지 눈에 띄는 제품들 정보도 뒤지고 그러다가 보게 된 탕주 상관완아도 그들 중 하나였는데 마침 알리에서 30% 할인된 스샷의 가격으로 구입 가능했기에 지르고 생각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기존 인이어나 헤드폰들 다 정리하고 ksc75나 이어팟 만으로 생활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인이어 제품들의 톤밸런스나 위화감, 가격대비 성능 등에 대한 회의감도 있었고 일하고 들어오면 아내랑 대화를 하기에 혼자 오로지 음감 할 시간이 없던 것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ba든 평판형이든 피에조든 이런 건 관심이 사라진 지 오래였다.

간략하게 이유를 정리하자면 ba의 경우 대역 커버를 위해 다중듀서 제품이 대부분인데, 네트워크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위상문제나 각 영역이 겹치는 부분에서 가끔씩 들리는 부조화가 신경 쓰였고 이건 어느 정도 가격대를 형성하는 제품들도 마찬가지였다.

 

 물리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그래서 다중듀서를 사용한 제품은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n5005라던지 이런 제품에도 별 관심이 안 생기더라.

물론 새벽감성에 젖어서 정보를 검색하다 보니 1년 전부턴가 30만 정도에 풀리면서 가격이 많이 내려가서인지 중고가도 착해져서 호기심은 생겼으나 그래봐야 분명 듣다 보면 그 부분이 신경 쓰일게 뻔해서 관심 껐다.

차이파이 중 인기 기종들을 보면 아직도 다중듀셔나 그런 제품들이 인기가 많더라.

가성비 제품 중 그나마 관심이 가던 게 1개 구성의 7hz 타임리스나 몇몇 녀석들이 있었는데, 원체 댐핑감이 떨어지는 평판형 소리를 좋아하지 않아서 제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제품들을 보면 전부 1dd나 1ba 제품이었다.

이어팟이나 ksc75는 특히 오픈형이다 보니 극저음에서 모자랄 수밖에 없는 물리적 이유가 있지만 그 물리적으로 오는 자연스런 공기의 느낌과 킥의 단단함 등을 좋아한다. 

그럼 왜 HD600을 정리했냐 싶겠지만 물리적으로 불편해서였다.

헤드폰 중에선 가벼운 편이지만 역시나 무겁고 움직일 때 걸리적거리고 덥고 조임 등의 불편함은 어쩔 수 없었다.

스피커가 아닌 이상 공간감이니 몸을 울리는 저음 등은 어차피 포기해야 하기에 몸이 편하고 4계절 사용 가능한 이어폰이 최고라고 생각해서이다. 진득하게 감상할 시간도 없기에 더욱..

 

그런데도 왜 인이어 제품인 상관완아를 질렀느냐~

각종 리뷰나 사용기 등을 조합해 본 결과 왠지 취향에 맞지 않을까 싶은 기대와 스샷의 가격 때문이다.

인이어 중에서 좋아했던 기기로는 ba 모델에선 울트라손의 TIO가 있었는데 좋은 톤밸을 가지고 자연스런 소리를 내주긴 했지만 역시나 저음 댐핑감과 저음 표현이 딸렸고 가성비가 너무 안 좋아서 팔아버렸었다.

DD모델 중에서는 에티모틱의 er2sr 모델이 최고였다.(저음의 톤 때문에 ba제품인 er3나 er4sr 등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착용과 분리 시의 불편함도 한몫했달까.. 물론 당시 가격도;;

어쨌건 상관완아가 어느 정도 er2의 단점등을 보완해 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와 생김새도 이뻐 보였고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해서 호기심으로 질러보긴 부담이 없어서였다.

 

사실 찾아본 제품들 중에선 가장 맘에 들 것 같은 젠하이저의 ie200이 정말 궁금하긴 했는데 가격도 부담되고 유닛과 케이블 연결부 접촉불량 문제인지 진동판이 죽는 건지 모르겠는데 급사문제가 신경 쓰였다.

엠프가 필수라는 평들도 많아서 귀찮아질 것 같은 것도 한몫해서 패스했다.

 

지름 후 간만에 mk5와 cca c16 등을 다시 꺼내서 들어본다.

mk5는 er4s 사용 시 있던 녹색 필터를 끼워서 뒀었고, c16은 좀 정신없는 소리를 잡아주기 위해 스페이스쉽 필터를 떼어서 달아줘 봤는데 소리가 많이 안정되었다. 대신 저음이 좀 과해진 거 같아서 철망만 놔두고 필터를 제거하려다가 귀찮아서 패스하고 상관완아가 도착하면 나머진 전부 버리던지 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론 요즘 인기인 하만 보다는 DF 쪽이 이어폰에 맞았었는데 최근 하만 타깃이 인이어랑 헤드폰이 따로 나눠져 있고 최근의 인이어용 하만타깃에 거의 들어맞는다길레 한번 기대해 보기로 했다.(부족한 고음 쪽이 좀 걱정되긴 함..)

아마 내가 1, 20대 시절에는 하만타깃 이상의 저음리시버 녀석들을 좋아했었던 것 같다;;

df타깃 쪽으로 바뀌기 시작한 게 대략 30 중반을 지나면서부터였던 것 같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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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글을 보는 사람이 본인에게 맞는 이어폰을 찾는다면 나름의 팁을 얘기해 주고 싶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긁다 보면 어느 사이트에서는 극찬인데 어디서는 쓰레기라거나 누구는 고음이 찌른다고 하고 누구는 안 찌른다, 어디선 저음괴물이라는데 어디선 적당하다는 등 같은 제품인데도 리뷰를 보면 더 헷갈리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그 리뷰어들은 잘못이 없다.

리뷰를 볼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는데 리뷰어의 나이와 취향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경험상 이 차이는 엄청 크다.

 

나도 10대에서 20대 초중반? 그때는 저음 빵빵한 모델을 좋아했었다.

근데 30대 넘어가면서 점점 에티모틱 같은 모델로 취향이 변해갔는데 그렇다고 음악 취향이 변했을까?

아니다, 단지 나이를 먹은 것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고음이 점점 안 들리게 되는데, 그래서 나이를 먹을수록 고음이 잘 나오는 녀석들을 찾게 된다.

결국 리뷰어의 나이대를 보고 본인의 나이대를 계산해 보면서 리뷰를 보라는 것이다.

그래프가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프를 볼 때도 마찬가지로 본인이 젊을수록 저음성향으로 나이가 있을수록 고음이 잘 나오는 모델로 가면 기본은 맞을 것이다.

나머지는 취향으로 보면 된다.

 

올라운더라면 가능한 평탄한 녀석을 택하고 부족한 부분은 감안하고 한 제품을 쓰던지 저음, 중음, 고음 등이 특화된 녀석으로 여러 종을 사서 음악에 맞춰 바꿔 듣는 방법이 있다.

특정 음악만 듣는다면 그쪽이 잘 나오는 녀석으로 구하면 되는데 그래도 가능하면 그래프 참고해서 어느 정도 밸런스는 갖춘 녀석 중에서 고르도록 하는 게 좋다.

 

그렇게 참고해서 구입했는데도 들어보니 아니다 싶으면 본인이 듣는 볼륨, 기기환경과 테스트 시 환경과 안 맞는 것이다.

이건 들어보지 않고는 알 수가 없기에 가능하면 리뷰 참고 시 본인의 청음환경, 청음 볼륨과 비슷한 사람의 리뷰를 참고하는 게 좋겠다. 리시버 따라 볼륨 만으로도 소리가 확확 바뀌기도 한다.

같은 원두로 커피를 내리는데도 내리는 사람의 물온도, 시간 등에 따라 맛이 변하듯이 청음 기기, 환경, 듣는 볼륨 등에 따라 소리가 다를 수밖에 없으며 인이어의 경우 본인의 귓구녕, 삽입 깊이 팁에 따라서도 천차만별로 변한다.

 

반대로 기성제품인 똑같은 초코아이스를 먹어도(청음 환경이 동일하더라도) 나이나 취향에 따라 달다, 너무 달다, 단 맛이 모자란다 등의 환경이 존재한다.

그래서 리뷰 시 리뷰어의 환경, 나이 등을 참고하고 본인의 나이와 취향도 감안해서 보는 게 정말 중요하다.

저음을 예로 들어보면 전체 공기를 빵빵하게 감싸는 저음처럼 존재감을 확 드러내는 저음이나 바깥이나 아래에 깔리면서 중고음을 방해하지 않는 저음 등 리시버의 튜닝 따라 저마다 저음을 표현하는 차이가 있다. 

나야 어차피 스피커의 저음, 극저음처럼 몸을 울리는 건(저음은 몸으로 듣는 거라 생각하기에) 불가능하기에 귀속에만 꽉 차서 양이 많아봐야 감동을 느끼긴 힘들고 이, 헤드폰에서 그런 저음은 포기해서인지 오히려 양이 적더라도 깊이감 있게 배경을 받쳐주며 울려주는 에티모틱의 저음이 개인적으로 스피커적인 느낌이라 생각하고 더 취향에 맞더라.

이런 식으로 본인의 취향도 알고 있어야 알맞은 이어폰을 고를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인이어라면 정말 중요한 게 정착용인데 이건 답이 없기도 하지만 너무 무신경하게 넘어가는 부분!

본인 귓구멍과 삽입 깊이, 팁 사이즈, 팁 재질 등의 변수가 너무나 많아서 경험을 축적하는 수밖에 답이 없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에티모틱 녀석들이 있겠다.

오픈형인 이어팟의 경우도 사용감상이 천차만별인데 그건 이 녀석 구조가 일반적인 오픈형이 아닌 탓에 귀모양에 따라 소리가 많이 변하기 때문이다. 이 녀석은 주로 귀 크기에 따라 저음괴물이 되거나 고음만 찌르는 녀석이 되기도 한다.

간단하게 쓸 생각이었는데 간만에 주절대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이만 줄여야겠다.

빨리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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