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파이로 인해 너무나도 변해버린 오디오 시장을 최근 몸소 체험했기에 남겨본다.

오랜 기간 커널형을 돌고 돌다 포터블에서는 저가 오픈형 리시버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전부 정리하고 한동안 ksc75와 이어팟으로 음감 해왔던 나였다.
물론 금전적인 상황과 결혼 후부터 개인적인 음감시간이 없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가격대비 큰 만족을 얻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었다.

차이파이가 음향시장을 집어삼키고 있다는 건 드문드문 각종 커뮤니티에서 글로만 접하던 상황이었고 저가 평판형 소식에 엉덩이가 들썩였지만 오래전 경험했던 정전형, 평판형 헤드폰들에 대한 감상이 나랑 결이 맞지 않다는 이유가 크기도 했다.

그러다 가성비라는 7Hz의 타임리스, 탕주의 측천무후 등의 측정 그래프나 인기를 보며 입맛을 다셨으나 내 상황에선 부담되는 금액..
결국 제일 저렴한 상관완아를 2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알리에서 주문, 알리도 경험해 보고 가성비에 놀랐었다.
하지만 커널형 특유의 답답함에 결국 창고행이 되었고 다시 이어팟과 ksc75로 가끔 음감 하는 생활을 이어오던 차에 다시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드는 소식이 늘어났다.

여러 커뮤니티에서 가성비 최고에 기존 평판형과는 다른 성향의 mp145라는 리시버가 등장하면서 나의 관심을 끌었다.
물론 그때도 가격은 쉽게 지르기 어려웠고 수입이 없이 지내던 나는 손가락만 빨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모 사이트에서 1DD 가성비 추천에 떠서 관심 있던 east6이라는 모델이 당근에 엄청 저렴하게 뜨는 바람에 고민할 겨를도 없이 업어왔던 게 두 번째 차이파이 경험으로 상관완아와는 급차이가 났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에 더 이상의 지름은 없을 거라 다짐했지만.. 척추치료도 잘 되었고 몇 달간 수입이 생기면서 다시 엉덩이가 들썩이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퇴근길에 근처에 뜬 mp145를 홀린 듯 질러왔고 그동안 내가 바라던 소리에 가까운 성능과 가격에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근데 또 평판형이면 꼬다리 엠프라도 하나 꼭 있어야 한다는 글들을 보면서 10여 년 전 경험했던 저렴이 dap 성능을 되씹으며 필요 없다고 무시하려던 나였지만.. 고민 없이 질러온 mp145의 기본 케이블이 4.4 밸런스드 케이블이었던 터라 장터에 3.5와의 교환글도 올려보고 기본케이블 구입글도 올려봤지만 실패..
결국 그 돈이 그 돈이다라는 핑계를 방패 삼아 4.4 밸런스드의 효과도 경험해 볼 겸 ka13이라는 꼬다리덱을 지르기에 이르렀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이 메인이라 사운드카드도 없고 해서 3.5, 4.4 단자 동시 지원에 pc에도 사용 가능한 녀석, 그리고 아이폰 se가 메인이라서 라이트닝과 pc를 골고루 지원해 줄 가성비 제품을 찾고 찾아서 결정한 게 fiio ka13이었다.

큰 기대도 없었고 되팔아도 큰 손해가 없고 중고가 5만 이하인 녀석이라 큰 기대 없이 구입했는데, 바로 체감되는 유의미한 성능 향상에 한번 놀랐고 배터리 드레인에 또 한 번 놀랐다;;;
성능 향상은 확실한데 배터리 소모가 없청난게 생각지도 못한복병이었다.

east6은 다 좋은데 극저음은 물론 중저음이 가볍달까.. 그게 불만이었는데 꼬다리 하나 붙였다고 성능이 확 올라가서 깜놀;
mp145는 직결로도 만족스러웠는데 훨씬 정제되고 안정된 소리로 바뀌어서 만족스럽다.
내친김에 ksc75도 기대했으나 두 리시버에 비해 만족감 향상은 덜했다.

다른 건 제치고 배터리 드레인 때문에 jm21이라는 녀석에 눈이 가긴 하는데.. dap 중엔 가성비겠지만 신형이라 중고도 없고 최소 20만 초반대다 보니 쉽게 지르긴 어렵다.
사진의 mp145, east6, ka13을 다 합친 것보다 높은 가격이기 때문인데 혹시나 입문용 가성비 마이파이를 원한다면 집에 굴러다니는 스마트폰 아무거나에 ka13 연결하고 취향 따라 east6이나 mp145를 들이면 만족스러운 입문기 마이파이가 될 거라 보고 적극 추천해 본다!

최근 중고가를 기준으로
east6 = 3~4만
mp145 = 9~12만 원
ka13 = 4~5만 원
정도라서 east6+ka13=10만 미만, mp145+ka13=15만 정도면 구성이 가능하기에 큰 부담 없는 가성비 마이파이로 추천해 본다!

물론 리시버는 성향에 따라 구성하는 게 좋기 때문에 본인의 성향 파악이 우선이 되겠지만 입문 자라면 본인의 취향을 바로 파악하기 힘들기에 개인적으로 들어본 리시버들 중 가장 밸런스 있다고 생각하는 위 두 녀석을 추천하는 것이므로 본인의 성향을 모른다면 위 조합을 추천해 본다.
참고로 두 모델 다 물리적인 eq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것도 포함해서 두 모델은 무조건적으로 추천해 본다.

단 두 기종 다 성능대비 중고가가 저렴한 이유로 가장 큰 부분이 착용문제인데 팁을 드리자면, east6의 경우는 사진에 나온 가장 구멍이 넓은 기본팁 대자를 귓구멍 입구에 올린다는 느낌으로 화장실 뻥뚫어처럼 살짝 눌러서 압력만 유지되면 장착완료라는 것!
굳이 기존 커널들처럼 귓구녕 깊이 박으려고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듣는 게 east6의 매력인 세미오픈형의 느낌을 가장 잘 살리는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준다고 본다.

mp145도 유닛 크기 때문에 정착용 말이 많은데 이것도 기존의 선입견을 버리고 귓바퀴에 선을 먼저 걸치기보다 보컬용 중자 팁을 끼운 후 우선 귓구멍에 팁 먼저 넣고 유닛을 돌려보며 안정적인 위치를 잡는다.
이도 방향대로 착용하면 보통 상부가 많이 떠서 줄이 귓바퀴에 딱 붙어서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 상태로 들어도 빠지지 않는다. 즉 줄을 귓바퀴에 안정적으로 고정시킨다는 선입견을 버리라는 것.
우선 팁이 들어가고 유닛 전체가 귀에 편하게 안착되는 위치를 먼저 찾은 후 줄이 귓바퀴에 걸리지 않는다면 그대로 들어도 되고 뒤쪽만 걸린다면 그 부분만 걸어도 그만, 위쪽까지 다 걸리면 행운인 것이다.
아웃도어로 귀에 줄을 걸지 않고 돌아다녀도 봤고 뒤쪽만 걸치고 혹은 다 걸치고도 다녀봤지만 한 번도 귀에서 빠지지 않을 정도의 고정력은 있기에, 꼭 귓바퀴 전체에 줄을 바짝 걸겠다는 생각만 접는다면 착용감이 오히려 좋은 녀석이었다.

위 두 리시버의 착용감에 대한 악평들과 그들의 해결법을 살펴봤지만 전부 교체팁을 긴 걸로 바꾸거나 어떡해서든 깊은 삽입+귓바퀴에 딱 붙는 케이블 안착을 하려고 하니 불만이 생기는 걸로 보인다.
뭐 덕분에 중고 가성비는 최상이 되었기에 나에겐 오히려 행운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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